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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집착 정리하기

by jisungStory 2018.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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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정리하기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쓸수가 없었다. 아니 쓸수가 없었다는 정직하지 못한 표현이다. 쓰기가 싫었다. 의미 없는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것이 즐겁지 않고 억지로 해야하는 회사 일처럼 느껴졌다. 그런 마음을 정리 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왜 이렇게 된걸까? 


 가장 큰 원인은 아마 이 블로그로 돈을 벌려는 욕심이 생기면서 부터이다. 그냥 취미로 글쓰는 것이 즐거워서 가끔가다가 한번씩 쓰고 싶은 글을 있을때 글을 쓰던 나의 즐거움의 장소였던 블로그가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글을 읽고 나서부터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블로그로 돈을 벌고 있다는 사람들의 글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매일 글을 쓰고 광고를 달기 위해 여러가지 행동들을 했다. 그러다가 지쳐버렸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하려고 하면 못할 것도 아니지만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무언의 압박감으로 스트레스를 주었다. 며칠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지만 글감이 떨어지고 나서는 무슨글을 써야할지 고민이 심해졌고 나중에는 그것이 스트레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미 블로그가 넘처나는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서 나의 글로 수익을 내는 것은 더욱 힘든일이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한일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점점 나는 나를 갉아 먹으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혹독하게 대하고 블로그에 들어오는 방문객의 숫자에 집착하는 내 모습이 안타까웠다. 


 나는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기로 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떻하다가 이런 집착이 생겼던 걸까? 나는 왜 이런 집착으로 고민해야 하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힘든 회사생활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부담감이 돈에 대한 집착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돈에 대한 집착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그 수단에 대한 집착으로 번졌다. 결국 모든 것이 먹고사니즘에 관한 나의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고 그것이 꼭 나쁘다고 말 할 수는 없다 라고 결론 내렸다. 나의 생계를 위한 걱정이 결국 나의 즐거움 중 하나를 훼손해 버린 것이다. 


 아마 이런 경험은 취미가 직업이 되어 버린 사람들의 고민을 간접체험 한 건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좋아 하는 일이 직업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취미가 사라졌다며 한숨쉬곤 한다. 순수한 즐거움으로 시작했던 일이 스트레스가 되어 돌아오면 아마 거기서 박탈감을 느끼는 것같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돈을 벌어보지는 못했지만 평소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썼던 글쓰기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만으로 글을 쓰는 것이 너무나 싫고 짜증이 났다. 이런 마음이 처음에는 혼란 스럽고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 이 글의 제목을 '집착 버리기'로 했었다. 그런데 '집착'이라는 마음을 내가 버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나는 답을 할 수 없었다.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었던 이 마음을 버린다면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 나를 지탱해주고 있는 마음중에 큰 줄기가 이 '집착'이기 때문이다. 더 잘고 싶은 마음, 가족을 지키고 싶은 마음, 더 배우고 싶은 마음 이 모든 것이 삶에 대한 마의 집착이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집착을 버린다는 것은 내 삶의 대부분을 버린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하지만 버릴 수 없다고 해서 그 마음에 휘둘려 살 수는 없다. 그래서 정리하기로 했다. 나만의 방법인 글로 적어서 정리를 하기로 했다. 집착의 마음이 생긴 그 어떤 것들에 대해 하나 하나 글로 정리 해서 나의 생각과 행동을 정리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내 주변의 물건을 버리는 것만 생각하고 글을 썼다. 물건들을 버리면서 내가 얼마나 쓸모 없는 물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그 물건들에 대한 마음도 정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버릴만한 물건들을 모두 버리고 이제 진자 쓰고 있는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하면서는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사용은 하고 있지 않지만 아직 쓸모가 있는 물건들을 버리면서 아까운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쓸모는 없지만 차마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이 생기기도 했다. 예를 들면 딸아이의 첫 낙서 같은 것들이다. 


 


<딸아이의 첫낙서 쓸모는 없지만 차마 버릴수가 없다>


 사람의 생각하는 동물이라서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는 일이지만 그곳에 상상할 수 있는 의미가 부여 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종이 조각하나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딸아이가 여기다 펜을 들고 끄적이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 곳에서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 그 마음에 대해 언어로 표현하거나 이유를 댈 수는 없지만 그 마음에 이끌려 또 버리지 못하는 집착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이제는 물건을 버리기 보다 정리 하려고 한다. 그 물건에 대한 나의 마음을 더 명확하게 보며 내가 세상을 바라 보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보려고 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내가 얻는 효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 확실히 돈을 버는 방법은 아닌것 같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을 나를 더 이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세상을 바라 보는 방식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알려준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 보았다. 


 돈을 벌어야 한다. 돈버는데 유용한 일이 아니면 쓸데 없는 일에는 손대면 안된다. 하기 싫은 일도 돈을 벌려면 참으면서 해야 한다 등 등 등... 


  그 틀은 모두 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주입한 생각들이다. 그렇다면 내가 세상을 바라 보는 방식은 무엇일까? 쉽게 한마디로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확실 한건 나는 내가 좋아 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방해 하는 것이 너무나 싫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을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더욱 발전시켜서 나만의 생각으로 만들고 싶다. 그런 욕심은 집착으로 발전해도 좋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니 기분히 상쾌한 것 같다. 한동안 고민만 하느라 답답했던 마음 조금은 해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글을 쓰면서 많은 고민이 있겠지만 그 마음들을 하나 하나 정리하며 나아가다 보면 더 즐거운 글쓰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며 새로운 시작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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