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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나무의 내 자리 넓히기

by jisungStory 2018.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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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내 자리 넓히기 

 집 주변에 가로수들이 많이 심겨 있다. 많은 여름에는 한참 성장하는 시기라 여기 저기 푸릇한 기운이 넘쳐난다. 도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푸르름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여유까지는 가지지 못하고 살았다. 그러다 회사일에 지쳐 잠시 멍하게 나무를 바라 보니 힘껏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보였다. 나무를 볼때는 항상 잎만 보고 다녔는데 오늘 보니 뿌리에서 부터 자라는 풀들이 보인다. 오늘은 이 풀들에 대해서 나의 생각을 정리 해보고자 한다. 

 처음에 본 나무는 앞에 있는 나무였다. 무슨 종료인지는 모르겠지만 뿌리 쪽에서 자라고 있는 풀이 꽤 키가 커서 어떤 풀인가 찬찬히 보고 있으니 그 잎이 나무의 잎과 같은 모양이었다. 뿌리에서 자라고 있는 풀은 그냥 풀이 아니라 이 나무의 다른 줄기 였다. 아니면 나무의 씨앗이 떨어져 새로 자라고 있는 나무일지도 모르겠다. 두 줄기가 자라고 있는 모습을 바라 보니 그 뒤 나무도 보였다. 앞의 나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 있는 나무의 또 다른 줄기들이 엄청나게 자라고 있는게 보였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나무가 도시의 중심에 애처롭게 서있는 가로수만 보고 자랐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가 나무가 어떻게 퍼져나가 숲이 되는지 그 과정을 본적이 한번도 없다. 자연을 편집해서 살 자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 종의 특성은 어린 아이들이 나무를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습득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무는 씨앗을 통해서 그리고 뿌리에서 다른 가지를 내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듯하다. 어떤 수를 쓰던지 자신의 자리를 최대한 넓혀 생존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지 나는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아마 이 지구상에 있는 거의 모든 인류가 그 과정이 어떤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다만 내가 키가 클때의 성장통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쉽지 많을 않을 것이라고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무는 우리가 보기에 다 자란 것 처럼 보이지만 끊임없이 성장을 위해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나무의 경우는 사람과 달리 수백년동안 살아가고 있으니 아마 그 성장을 위한 시도는 나무가 살아 있는 한 계속 되는 것 처럼 보인다. 

 종이 다르긴 하지만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생물학적인 성장은 20대 전후에 마무리 된다. 일반적이지 않은 질병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은 최소한 그런것 처럼 보인다. 그리고 성장이 마무리된 사람들은 더 이상의 성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그 동안 성장한 것으로 마무리 된다고 생각한다. 성장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의 정제성으로 평생을 살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모습이 유지가 아니라 퇴보를 이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고 성장을 향해 지속적으로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삶은 뒤쳐져 가는 것이다. 언젠가 저 나무들 처럼 다른 나무의 뿌리와 줄기에 치여 자신의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저 아무렇지 않게 서있기만 한 나무인줄 알았는데 아마도 나무들도 이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고 살고 있는것 같다. 자신의 가지와 뿌리를 수 없이 뻗어내며 끊임없이 실패하고 다치면서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 성공한 가지와 뿌리만을 우리는 바라보며 잘 자랐구나 라고 평가 하지만 그 나무가 어떤 생을 살아 왔는지는 그 나무만이 알 고 있다. 얼마나 많은 가지와 뿌리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꽃과 씨앗들이 지나 갔었는지 그 수 많은 실패들을 어떻게 감내 해왔는지를 말이다. 

 나무 한그루에도 많은 삶의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 이야기 하나 하나를 따라 가는것이 즐거움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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