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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시작은 언제나 옳다

by jisungStory 2018.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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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언제나 옳다.

   

 이 세상이 요구 하는 틀에서 벗어나서 나의 힘으로 살아 내는 것 쉬운일이 아니다. 특히 나 같이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장인에게 이 회사를 나가서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한다는 것은 엄청난 두려움을 준다. 

 

 '돈을 못벌면 어떻하지?'

 '그만 두면 뭐해 먹고 살지?'

 '계획 했던게 제대로 안되면 어떻하지?'


 일단 퇴사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수십가지의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회사를 다니면서 그만 둘 생각을 안해 본 것은 아니지만 차마 실행하지 못하는 무서운 일이다. 이 책은 그 무서운 퇴사를 직접 실행한 것도 모자라 세계 여행을 다녀온 어느 부부의이야기 이다. 아직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나에게는 미지의 세계에 나아가 전설의 드래곤을 때려잡고 돌아온 영웅같은 느낌을 갖고 읽었는데 책의 내용은 아주 편안했다. 책에 적지 못한 많은 문제가 있었을 것이고 그 고민을 슬기롭게 해결하면서 여행을 마무리 했겠지만 엄청난 영웅담 같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냥 삶을 이야기하는 조용한 수필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을 소개한 팟캐스트에서도 작가는 여행은 자신들의 삶이 되었고 일상이어서 특별한 것이 없었다 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아마 그런 생각들이 녹아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디지털 노마드 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더이상 틀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노트북으로 일을 해내는 방랑자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 이다. 아직은 준비 중이지만 언젠가 디지털 노마드로 한번 살아 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그런 욕망을 실행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기에 지금은 이것 저것 준비 중이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간접 경험과 함께 그 디지털 노마드라는 생각을 한번 삼인칭의 시점에서 관찰하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그럼 이 작가가 나에게 들려주는 디저털 노마드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비가 날아야만 태풍이 일어나는 것이다. 

p37 마지막줄


  나는 이 문장으로 작가의 생각을 가늠해 보았다. 아마도 '나비효과'로 표현되는 카오스 이론의 한 대목을 인용하여 만들어진 문장인것 같다. 문장만 떼어 놓고 보면 좀 쌩뚱맞게 보이기도 하는데 이 문장 전에 작가는 시작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어떤일을 준비 할때 시작 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에 많이 부딛히게 되는데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고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작가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블로그에 자신들의 계획을 적는 것 만으로도 TV 출연에서 부터 강연 까지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 왔다고 한다. 그 파급효과들이 겹치고 겹쳐 지금의 그들의 삶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삶의 극히 일부만을 그것도 책을 통해서 바라본 나의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 봐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일단 부럽다. 국내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경력을 살려 새로운 삶에 도전한 그들의 삶이 너무나 부럽다. 나 또한 그 길을 가고 싶었으니 현실에 눌러 앉아 내가 좋아 했던 일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상실감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희망적이다. 내가 바래왔던 삶을 직접 살아낸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 하고 있다. 나도 저렇게 꼭 같이 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불가능 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실제 사례가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이 두 가지 감정의 틈바구니에서 자라는 것은 감당 할 수 없는 불안의 불씨이다. 현재에 대한 불안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뒤 섞여서 그 덩어리는 거침없이 커져 간다. 


  불안에 대한 고민은 작가도 마찬가지 였던것 같다. 불안을 이기는 두가지 방법을 소개 하는 부분에서 안정을 취하는 법과 미래에 대한 기대로 없애는 법 두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작가는 두번째 미래에 대한 기대로 현재의 불안을 잠재우는 법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의 안정을 버리고 미래의 희망으로 살아 가는 삶 앞으로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 간다면 나의 불안을 어떻게 다스려 나가야 할지 알려주는 한 대목이었다. 


 시작의 중요성은 우리나라 속담에도 나타난다. " 시작이 반이다." 라는 속담은 우리나라 사람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는 속담 일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반을 채우는 것은 실행이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명제는 " 모든 일은 계획으로 시작해서 디테일로 마무리 된다." 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계획은 대단히 불안정하다. 계획안에는 분명한 목표가 있지만 그 목표를 실행해 나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수 많은 장애물들은 빠져 있다. 그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는 그 시점의 나에게 부탁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세부적인 것들을 하나 하나 챙겨 나가는 것이다. 원대한 계획은 누구나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원대한 계획을 이루는 세부사항들을 하나하나 챙겨 나가다 보면 계획은 현실화 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계획도 시작하지 않는다면 챙길 디테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책은 제목 처럼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쓰여졌다. 그들이 겪은 이야기들은 우리가 알고있는 세상 외에도 더 많은 이야기들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분들이 냉정한 현실인식 없이 이런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세계여행을 잘 마무리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여행이 얼마나 자유롭고 아름다웠는지가 아니다. 그들이 회사를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고 그 준비 과정에서 내가 배울 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회사 생활을 마무리 하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시작할때에는 희망에 젖어든다. 뭔가 낭만적이고 즐거운 일들만 가득한 미래가 펼쳐질 거라는 환상을 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지금의 내 위치를 벗어나는 순간 안정적으로 보이던 세상은 돌변한다. 내가 속한 시스템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던 모든 서비스들이 끊기고 위협요소들이 급증한다. 외부로부터의 정보는 잘못된 것이 대부분이고 그 정보들은 선별해낼 어떤 기준도 없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야 하는 것이다.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받아 들이는 내용이 많이 달라진다. 낭만적인 관점에서 이 책을 읽는 다면 이 책을 쓴 작가 두 분이 아름다운 여행을 마무리 한 것 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 같은 비관론자는 많은 부분이 생략 된 것으로 보인다.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어떤 준비를 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어떤 기술들을  더 준비 했는지 혹은 덜어 냈는지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여행과 동기부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책을 구성하기 위해 많은 부분이 빠져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삶의 궤적은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고 그 하나 하나의 여정이 이야기이고 여행이 되고 있다. 개인마다 모두 다른 그 삶에서의 준비는 다른 빛을 띌 수 밖에 없고 지나온 그들만이 삶에 따라 준비 내용도 달라 질 것이다. 삶의 새로운 장을 여는 사람들에게 필요 한 것은 여행 떠날때 필요한 물건을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떠나는 그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고민하고 있는 부분과 맞닿아 있는 내용이라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앞으로 삶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준비 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작가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2018/08/08 - [하루 책읽기/하루 실용서] - 디지털 노마드

2018/08/07 - [하루 책읽기/하루 인문학] - 디지털 노마드

2018/08/06 - [하루 책읽기/하루 실용서] - 나는 4시간만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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