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isung's 책읽기/실용서

공감필법

by jisungStory 2018. 6. 23.
반응형

공감필법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강의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강의를 활자로 만들어 책으로 엮은 작은 책이다. 원래는 다른 책을 정리하려 했는데 딸이 안겨서 자는 바람에 한 손으로 들고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을 읽어야 했는데 마침 손에 잡히는 책이 이 ‘공감필법’이었다. 



 이 책은 한 손으로 읽어도 될 만큼 가볍고 내용도 짧다. 앞에서 정리했던 ‘글쓰기 강의’의 후속편이라고 해도 될 만큼 비슷한 부분이 많은 책이다. 구어체로 쓰여 있어 좀 더 현장감이 있어서 강의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쉽게 읽을 수 있는 만큼 이해하기도 쉬운 내용이지만 그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가는 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책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주장을 이끌어나간다. 어떻게 보면 유시민 작가의 독후감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사피엔스’, ‘코스모스’ 같은 책들은 나도 이미 읽은 책들이라 내가 읽었던 감흥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서 읽게 되었다. 나의 경우는 좀 더 내용에 집중해서 읽었다고 한다면 이 책에서는 글쓴이의 감정을 생각하면서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책을 쓴 사람이 이 글을 쓸 때 어떤 감정으로 썼는지를 이해한다면 더 이 책에 대한 접근이 쉬워질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책을 충분히 많이 읽고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이 시도 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책 한 권을 읽을 때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읽어야 한다. 책을 어떻게 읽는지 유시민 작가의 책 읽기를 이해하는 단서가 되는 부분이었다. 



 이 짧은 책을 읽어 나가면서 내가 계속 고민하는 부분은 어떤 문장이 이 책에서 내가 건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짧은 책이라서 몇백 페이지의 책을 다시 읽는 만큼 시간은 걸리지 않았지만 좋은 문장이 많아서 고르기 어려웠다. 각 주제에 맞추어 작가가 말려고 하는 바가 명확했다. 그 내용이 대부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었다. 내가 글을 쓰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생각해보았다.‘공감필법' 풀어 보면 '감정을 공유하는 글 쓰는 법'정도 가 될 것 같다. 결국, 이 강의는 글 쓰는 법을 가르치는 강의이다. 이 강의를 통해서는 글 쓰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문장을 가장 핵심적인 문장으로 뽑아 보았다. 



“공부는 인간으로서 최대한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학교를 이십 년이나 다녔지만, 공부를 왜 해야 하느냐 에 대한 질문에 올바르게 답해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초등학교때는 그냥 시키니까 했고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했고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했다. 대학교 때도 별로 다르지 않다. 학문이라는 것을 하는 이유는 좀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다. 회사에 들어 와서도 공부는 멈추지 않는다. 회사가 바라는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무언가를 공부한다. 결국, 나의 공부는 다른 사람의 조건에 맞추기 위한 공부인 것이다. 나 자신을 위한 공부 내가 좀 더 나답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과 군대를 마무리하고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엮다. 아무도 나에게 공부를 하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 환경이 되어서야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원하는 책을 사서 읽고 내가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그제야 나는 공부가 재밌어졌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공부를 늦게 시작한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계속하다 보니 지쳐서 그만두는 경우도 많이 생겼고, 사실은 좋아만 했지 그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해 실패한 공부도 있었다. 어떤 공부가 나에게 맞는 공부이고 내가 진정 원하는 공부인지 알아 가는 데는 또 몇 년의 시간이 흘러야 했다. 



 다행히 좋은 세상이 와서 강의를 듣기 위해 찾아가지 않아도 되는 기술들이 많이 발전하면서 여러 좋은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동영상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들어 보고 찾아서 익혀 보면서 느끼는 공부의 즐거움은 남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공부와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내가 나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공부, 나는 공부란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 이 세상 태어난 사피엔스 중에 똑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모든 사람이 태어난 그 순간부터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 자신만의 생각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사회적인 동물인 사피엔스는 다른 사피엔스에게 지속해서 영향을 받게 된다. 집단생활을 하므로 피할 수 없는 경쟁, 그리고 인지능력의 발달이 가져온 상상력은 존재하지도 않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게 만듦으로써 사피엔스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간다. 문제는 이것이 자신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가족 자신의 동료에게도 이런 문제를 확산시키면서 결국 전체를 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미친 소에 올라탄 생쥐로 만들어 버린다. 



 내가 너무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무리한 요구와 박탈감들이 대부분 내가 풀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데 그 이유를 인문학책들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숫자라는 개념을 통해 사람을 더욱 옥죄는 이런 구조 안에서 내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짧은 책을 읽고 멀리 돌아서 왔다. 이 책은 책 읽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강의를 책으로 옮겼기 때문인지 구어체인 문장이 읽기 쉽다. 그리고 유시민 작가가 워낙 방송출연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보니 책을 읽으면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착각에까지 빠지게 된다. 책 속의 책 소개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책 한 권을 읽고도 서너 권을 읽은 듯한 효과도 낸다. 비용 시간 대비 효율은 정말 높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에게 더욱 뜻깊었던 이유는 짧게 만난 이 책을 통해 내가 공부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돌이켜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책 읽기를 통해 계속 공부를 해나갈 생각인데 책을 고를 때 혹은 책을 읽을 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론을 배운 것 같아 즐거운 책이었다. 


반응형

'jisung's 책읽기 > 실용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쉬듯 가볍게  (0) 2018.07.17
표현의 기술  (0) 2018.07.02
공부의 신 천개의 씨크릿  (0) 2018.06.16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0) 2018.06.11
대통령의 글쓰기  (0) 2018.06.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