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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통장 버리기

by jisungStory 2018.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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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버리기


 나는 지난 통장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뒀다. 지난 통장들이 많이 있지만 통장의 내역을 꼼꼼히 챙겨 보는 것은 아니다. 그 수많은 기장 내역을 하나 하나 읽지도 않는다. 그저 지난 통장들을 모아 놓는 것을 좋아 한다. 입출이 잦은 주 거래 통장의 경우 이미 다 기장된 통장들이 책한권이 될만큼 쌓여 있다. 

 이 통장들을 버리는게 좋을까? 

 지난 내 금융거래 내역들이 고스란히 적혀 있는 이 내역들은 나의 경제 생활의 증거들이고 내 삶의 흔적이기도 하다. 기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가 이 통장들을 모아 둔것은 아마 그런 이유가 있어서 일 거다. 하지만 활용하지 않는 기록은 의미가 없다. 기록 뿐만아니라 그 언젠가 필요할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모아둔것들이 거의 십년 가까이 쓰이지 않고 방한켠에 모여 있을때 그것들은 의미가 부여된 쓰레기에 불과 하다. 그래서 버리기로 했다. 

 지난 통장들을 정리면서 나의 경제 생활을 돌이켜 보았다. 대학시절 만든 첫 통장 부터 첫 대출을 받기 위해 사용했던 통장 그리고 지금 주거래로 사용하는 통장들 까지 각각의 의미가 있었다. 어떤 통장의 경우는 첫 외국 여행을 가기 위해 만든 것도 있었고 어떤 것은 첫 적금만기를 받은 통장도 있었다. 그런 기억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고 그 통장들을 차마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제는 통장을 버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계좌들은 정리 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집을 구할때 조금이나마 금리 할인을 위해서 만들었던 이런 통장 저런 통장들이 이제는 쓸모가 없어졌다. 이번 대출을 받을때 안것이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처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결국 내 통장과 계좌가 늘어 난것도 은행원들의 실적 쌓기에 이용된 결과였던 거다. 나도 같은 직장인으로써 이해도 되는 바이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들 수록 세상과 부딛혀 나갈 수록 이 곳에서 문안하게 생존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우게 된다. 나의 지난 통장들의 내역들을 보면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빠져나간 돈들이 많이 있다. 안타까운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동시에 든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의 먹이를 노리는 짐승들 처럼 이 세상에는 빈틈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 또한 그런 짐승들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한 직장인으로서 더욱 마음을 다져 본다. 만약 또 이런 짐승들이 다가 온다면 이놈들!!! 하고 쫓아 버릴 수 있는 통찰과 폐기를 갖길 바라며 이번 글도 마무리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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