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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케이블 버리기

by jisungStory 2018.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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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버리기 

 핸드폰의 보급과 함께 충전 케이블이라는 물건이 함께 왔다. 건전지가 내장형인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충전 케이블의 종류도 제품 수 만큼 늘어났다. 그 중에 서로 호환되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자신만의 길을 가는 제조사도 있어 여러개의 케이블을 준비해 놓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처음에 전자기기들이 몇개 되지 않을 때는 이 케이블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점점 시간이 스마트 기기가 일상이 될수록 케이블을 챙기는 것이 내 삶에서 필수적인 활동이 되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고장나는 것 만큼 케이블이 고장나지 않게 챙기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나는 아이폰을 몇년째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보급되기 전 아이팟 부터 사용했으니까 꽤 오랜동안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기기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해서 다른 불편함은 뒤로 접어두고 지냈었는데 이제 스마트폰이 당연한 시대가 되고 보니 이것 저것 불만이 생긴다. 일단 너무 비싼 케이블의 가격과 터무니 없이 약한 내구성이다. 물론 내가 외근직이라 차에서 충전하고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쉽게 약해 지는건 이해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렇게 비싼 케이블이 쉽게 망가지는 것은 가슴아픈일이다. 그래도 여러 지혜로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이런 저런 처방을 해서 좀 더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결국 사망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사망한 케이블들을 차마 버리지 못한 것은 아까워서 라는 말 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못할 것 같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 두는 것은 미련이고 집착에 가까운 감정이다. 수명을 다한 물건들은 특히 오래 사용했기 때문에 정이 든것이라고 둘러대지만 사실은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비워 내지 못하면 결국 머무르게 된다. 예전의 감정에 머무르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붙잡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마음이 이 안에 들어 있다. 그 우유부단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쉽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기술의 발전이 인류문명의 진보의 한 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 만 아니라 바쁘게도 하는 것 같다.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좀더 쉽게 정보를 교환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만큼 바빠졌다. 이 작은 기기를 운용하는데 솔찬히 품이 들기때문이다. 나 또한 기술문명의 수혜자로써 이 기기들을 좋아하지만 이제는 이 케이블을 시작으로 좀 멀어지는 기회를 가져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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