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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신발 버리기

by jisungStory 2018.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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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버리기

오래된 구두

  당연하게 신어왔던 신발이다. 어릴때 부터 나는 부모님이 사주신 신발을 신고 다녔다.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은 신발을 신고 다닌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조금 충격을 받았었다. 나에게 당연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도 있다는 현실 그리고 신발을 살만한 돈도 없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지금도 가슴먹먹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나에게는 신발이 몇켤레 있다. 대부분 신을 수 있는 것이지만 지금은 신지 않는 것도 있다. 구두의 경우 특히 그렇다. 양화점에서 만들어진 구두를 좋아하는 데 구두를 신고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일년에 한켤레 정도 사게 된다. 비가 오는 날도 눈이 오는 날도 신고 일하다 보면 금새 신발이 너덜 너덜 해져 있음을 느낀다. 그렇다고 매번 새 구두를 사 신을 수도 없으니 난감할 때가 많이 있다. 그래서 좋은 구두 한켤레는 신발장에 모셔두고 특별한 행사나 일이 있을 때 신고 평소에 신는 신발을 따로 준비 해두고 있다. 

 지난 삼년 동안 일년에 한켤레씩 사서 신었다. 신발장에는 지난 삼년간 신었던 신발이 고이 모셔져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함께 신었던 운동화도 옆이 터져 더이상 신을 수 없는 상태인데도 고이 모셔져 있다. 정이 들어서 인지 더 신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인지 버리지 못하고 그 곳에 방치 되고 있었다. 이제는 신발도 정리 할 때가 되었다. 

 신발을 버리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살면서 신발을 신경쓰고 살아 본적이 거의 없다. 지나간 시간 동안 나는 수많은 신발을 신고 버리고를 반복했을 것이다. 살때는 새것을 산다는 기쁨으로 신발을 이리 저리 골라보곤 하지만 막상 사고 나면 시들해지는 것이 신발이다. 항상 내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곳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하면서도 그 물건이 만들어 지는데 얼마나 많은 공이 들었는지 내가 이 물건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살아간다. 

 내 주변에 모든 물건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 들이 사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알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는데 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물건을 하나 둘 정리하면 할 수록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물건이 없듯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도 없다는 것을 점점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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