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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스탠드 버리기

by jisungStory 2018.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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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탠드 버리기


 이걸 스탠드 라고 해야 할까? 그냥 잡동 사니라고 해야 할까? 

집 근처에 다이소가 있다. 사층 정도 되는 건물 전체를 다이소가 쓰고 있는데 집에 필요한 소소한 것들이 있을때 들러서 이것 저것 산다. 집에서 사용하는 소모품의 경우는 비싸고 좋을 필요가 없으니까 그냥 싼값에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것으로 찾게 되는데 거기에 알맞는 곳인것 같다. 처음 이런 천원 샵들이 생겼을때는 참 아이디어 좋다. 편리하다. 이렇게 생각 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생각이 좀 바뀌었다. 나의 과소비를 조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물건을 고르는데 심리적 저항이 낮다. 많이 샀다 싶어도 만원대 내외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에 산 물건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집에서 잘 쓰지 않는데 그냥 혹해서 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번에 버리려고 하는 스탠드도 그런 물건들중 하나이다. 

 낮에는 대부분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시간이 부족했다. 밤에 안사람은 자야 하는데 집에 불을 켜놓고 뭘 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내 주변만 밝힐 수 있는 작은 스탠드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으로 작은 스탠드 하나를 싼 값에 구매했었다. 새 물건을 사면 언제나 설레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 작은 설렘으로 건전지를 넣고 전원을 켜 봤는데 이 걸 켜고 책을 읽을 수는 없겠다 라는 결론에 도착하는데 채 한페이지가 걸리지 않았다. 

 스탠드에는 작은  LED 전구 몇개가 박혀 있었는데 여기서 나오는 불빛이 밝기는 하지만 자연광이나 평소에 보는 형광등과는 너무 달라서 책 한페이지를 읽고 나니 눈물이 날정도로 눈에 무리가 갔다. 비추는 범위도 너무 좁아서 한페이지를 읽는 동안 스탠드를 이리 저리 옮겨야 할 정도로 신경이 쓰이는 물건이었다. 며칠 써보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불편해서 그대로 쓰지 않고 책상위에 전시 시킨채로 몇 달이 흘렀다. 이는 망부석 처럼 서 있는 그 스탠드가 익숙해져서 인지 버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쳐다만 보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소비를 지금까지 많이 해왔다. 어릴때는 특히나 물건을 보는 안목이 없어서 조악한 제품을 상인들에게 속아서 많이 샀었다. 지금도 그렇게 안목이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물건을 사기 전에 한번더 고민해보는 습관은 생겼다. 물건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 살면서 넘쳐나는 이 물건들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 무턱대고 사고보는 나를 머뭇거리게 만든다. 

 물건을 산다는것 어쩌면 이 세상안에서 살아가는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 이다. 기본적인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현재 상태에서는 존재 할 수 가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는 적절한 선이라는 것이 존재 한다. 나의 분수에서 넘치지 않는 정도의 소비가 나의 삶 뿐만 세상을 좀더 좋게 만들수 있는 길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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