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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정리하기

술버리기

by jisungStory 2018.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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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버리기

 이제 버릴 것은 술이다. 이제는 뭘 버리지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안사람이 나에게 술을 버리라고 고 핀잔을 주듯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 집에는 마시지도 않는 술이 창고에 쌓여 있다. 대부분이 와인이고 내가 원해서 생긴것들도 아니고 회사일을 하다 보니 여기 저기서 생긴 것들을 쌓아 놓은 것이었다.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벌개져 온몸에서 그만 마시라 비명을 지르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다.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술을 파는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술을 파는데 그 중에 한가지가 와인이었다. 몇년동안 와인 전담 판매사원으로 일하다 보니 팔다 남은 술들이 있었고 회사창고에 두지 못하는 것들은 집으로 하나 둘 씩 가져와서 쌓아 둔 것이 열박스가 넘어 버렸다. 어짜피 마시지도 않는 술이니까 하면서 창고에 처박아 두고 잊고 있었다. 그러다 가끔 생각 나면 한두병씩 꺼내어 마셨다.

 와인을 팔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와인이 좋은 와인인지 세상에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 어디 와인이 유명한지 등등등... 그리고 재고로 쌓인 와인을 정리하기 위해 와인으로 이것 저것 만들다 보니 와인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들도 배웠다. 술이라는 음식은 깊이가 있어 그 매력은 끝이 없다. 

 비록 술을 못마시는 사람이지만 와인을 배우면서 술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렇게 음식에 맞추어 술을 한잔씩 곁들여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양한 맛을 가진 음식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잔 한잔 마시는 것이 즐거웠다. 한잔의 술을 마시면서 하루의 피로를 이겨낼 수 있었다. 이렇게 기운을 북돋아 주는 좋은 음료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모든 술에는 긍정적인 부분과 그 반대의 부분이 따라온다. 술을 마시게 되면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취기... 그 취기가 문제였다. 너무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술한잔 생각이 당연한듯이 나게 되고 집에서 한잔 두잔 마시다 보면 결국 나의 주량을 넘어서 마시게 된다. 그 이후에는 뻗어서 잠들거나 헛 소리를 하는 상황이 따라온다. 그 모습을 나는 모르지만 아내는 자주 보았을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술을 버려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앞으로 나의 삶에서 일로 마시는 술 외에는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 해야 겠다. 물론 술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부분만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술 자체를 마시기에 맞지 않은 체질인데다가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에서 술은 어쩌면 장애물에 가깝다. 아직 회사일 때문이라도 완벽하게 술을 버리지는 못하지만 집에 있는 술 부터 우선 버려야 겠다. 그리고 내 삶에서의 술도 빠른 시일내에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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