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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인문학

강신주의 감정수업

by jisungStory 201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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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를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예능 프로그램 중에 '힐링캠프'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연예인들 나오는 토크쇼인줄 알았는데 엉뚱하게 철학자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이 출연한다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프로그램의 얼개는 사연소개를 통한 고민 해결 이었는데 최근 많이 기획되고 있는 강연프로그램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한시간 짜리 프로그램이 주는 영향력이라는 것은 대단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궁금했다. 마침 서점에 간김에 최근에 발행된 책을 한권 집어 들고 왔다. 읽고 난 느낌은 조금... 서글프다고 해야 하나? 


 제목 그대로 책의 내용은 사람의 감정을 주제로하고 있다. 유명 소설가들의 작품들 속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중심철학은 스피노자를 삼고 있다. 총 48가지 감정을 수업(?)하고 있는데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나뉘어져 있어 한번에 읽어 나가기 보다는 그때 그때 펼쳐보기 좋을 것 같은 구성이었다. 내용적으로 보자면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워낙이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어 독자의 성향에 따라 공감하는 부분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도 서글픈 감정이 들었던건 나의 감정을 알기 위해서 이렇게 수업이란 이름의 책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수많은 이야기 속에 녹아 들어 있는 인간의 감정들을 하나 하나 캐내어 나열해 놓고 보면 그중에 내가 공감하는 어느 감정이 있게 마련이지만 웬지 백화점에서 물건 고르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인지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나는 직접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집어 내는 것보다 이야기나 시 같은것을 통해 우회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다양하고 그 안의 감정들도 무수히 많은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언어로 표현하는 감정들 말고도 얼마나 더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존재하는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사람의 문제에 있어서 단정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도 아마도 그러한 복잡한 사람의 내면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쓰게 됐는지도 모른다. 일단 알고 싶으면 그 것들을 자신이 아는 지식의 범위내에서 개념화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노력에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또 고민에 빠지게 됐다. 결국은 다양성...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하물며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도 다르다. 그 영원한 변화속에서 삶의 방향은 또 어디로 정해야 하는 걸까? 



 고민하고 고민하면서 나는 또 다음 책을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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