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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이야기/그림그리기

카네이션 - 부모님을 생각하며

by jisungStory 2020.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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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

 

 어버이날이 다가옵니다. 일 년의 특정한 날을 정해 기념해야 할 정도로 인간의 기억력은 불완전합니다. 자신을 이 세상이 있게 하고 사회적인 인간을 자랄 수 있도록 만들어준 분을 기억하기 위해 매년 하루를 정해서 그 날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보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잊고 지내게 됩니다. 

 삶의 시간이 길어질 수록 많은 것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이 지구에 서서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현대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아서 길러 보면 이 모든 것이 얼마난 힘든 일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아기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숨은 겨우 쉬고 있지만 모든 음식을 스스로 먹지 못합니다. 화장실도 혼자 가지 못해 기저귀를 차야 하고 그 마저도 매번 갈아 줘야 합니다. 말을 하거나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이의 눈빛과 비명과 같은 음성을 통해 그의 의지를 짐작해 나가야 합니다. 말을 할 수 있게 되더라도 그것은 별로 변하지 않습니다. 언어를 완전히 익히게 되는 순간이 와도 변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며 인간의 소통은 영원히 불가능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그런 시간을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밖에서 번듯해 보이는 모든 사람들이 불과 수십년 전에는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가리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알아듣지 못할 소리부터 질렀을 겁니다.  그 폭풍 같은 시간을 거쳐 지금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부모가 되어 부모님을 바라봅니다.  지금도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세끼를 먹이고 혹여 잘못되지 않을까 매일매일 노심초사 고민하며 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거기다 생계도 함께 유지해나가야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야 하는 것이 ‘부모’라는 사람인 것입니다. 지금 제가 힘든 것만큼 혹은 그 보다 더 힘든 시간을 견디고 견디어 보모님은 지금 제 곁에 계신 게 아닐까 합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좋은 자식은 아니었습니다.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번듯한 성적이나 성과를 낸적도 없고 말을 고분고분 잘 듣는 아이도 아니었습니다. 몸도 허약해서 병원에 자주 다녔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큰 병을 얻지는 않아 입원한 적이 없던 것 정도일까요? 그런 말 안 듣는 아이를 다독이고 다독여 살게 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께서 걸어오신 길을 그대로 다시 따라가는 중입니다. 

 “카네이션” 을 그려 봤습니다.  이 꽃을 그리기까지 걸린 시간만큼 부모님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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