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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실용서

CAFE TOUR - 쉽지 않은 길

by jisungStory 2019.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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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상관 없는 카페 사진입니다.

CAFR TOUR

쉽지 않은 길 

 

 요즘에는 도서관 다니는 걸 즐겨하고 있습니다. 책벌레에게 책이 쌓여 있는 곳에서 노다 거리는 것은 삶의 즐거움 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기들이 태어나고 어느 정도 성장할 때 까지는 그것은 저에게 호사였습니다. 언제 울지 모르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을 들른다는 것은 다른 분들에게 너무 실례가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아이들은 금방 자라 주었고 얼마 전부터는 도서관에서 간단하게 책을 고르고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도서관에 들렀을 때 이런저런 책을 고르고 나오는데 유모차에 타고 있던 딸아이의 손에 책이 한 권 들려 있었습니다. 글도 모르는 아이가 책을 고른 책을 읽을 리도 없고 해서 다시 돌려놓으려 했지만  ‘내 끄야~!!’ 를 시전 하는 아이에게 책을 뺏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다른 책들과 함께 빌려 왔고 집에 온 아이는 다시 그 책을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CAFE TOUR



 애써 빌린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어 이리 저리 둘러보았습니다. 프리랜서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우리나라에 멋진 카페들을 둘러보고 사진과 그곳에 대한 설명을 책으로 펴냈습니다. 책을 읽고 그 감상을 정리하는 저와의 거리가 조금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본질적으로는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 도착하자 제가 살고 있는 곳의 카페도 몇 곳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괜스레 욕심이 생겼습니다. ‘나도 스마트 폰이 있고 사진을 찍을 줄 아는데 나도 한번 인스타 그래머가 되어 볼까?’

 맛있은 음식을 먹거나 여행을 토대로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맛집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어떻게 그렇게 맛깔나게 사진을 찍으시는지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되어 잇는 카페들은 저의 아내를 설득하기에 충분할 만큼 이미지가 주는 설득력은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휴일인 데다가 저희가 자주 가는 대형마트 근처라서 일정을 아예 그렇게 잡고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가게 오픈 시간은 12시 30분 아침부터 서두르면 장을 보고 점심을 근처에서 먹고 커피 한잔을 할 수 있겠다고 믿었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아 오고 저는 아침에 살짝 들떠 있었습니다. 드디어 저도 맛집 블로거의 길을 시도 해보는 구나 하는 어쩌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 대한 들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보는 것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일상적으로 하는 반복하는 것들이었고, 카시트가 싫다고 우는 아이의 울음도 10분 정도는 참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후다닥 장을 보고 저희는 결전의 장소로 향했고 그곳까지 향하는 길은 한없이 즐거웠습니다.

 문제는 도착해서 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도시에서 좀 오래된 동네에 속하는 이곳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었습니다. 차를 대기 위해 동네 이곳저곳을 차를 타고 빙빙 돌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페 근처에 차를 대려고 했지만 주택가와 섞여 있는 이 곳에서 차를 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몇 바퀴나 돌았을까요. 제 기억에는 세 바퀴 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끝에 원했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댈 수 있었습니다. 

 이 때까지는 애써 기쁠 수 있었습니다. 차 대는 거야 우리나라 어딜 가나 다 비슷한 일들이고 언제나 경험하는 것들이니까요. 아직 열두 시 시간도 여유가 있으니까 괜찮았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은 주택가 여서 그런지 아이를 데리고 식사를 할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휴일이라 그런지 문 연 식당도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인도도 잘 갖춰지지 않아서 자동차 사이를 유모차로 밀고 다니며 문 열린 국수 식당에 겨우 찾아 들어가 앉았습니다.  그나마 국수는 아이가 먹는 메뉴 중에 하나였기에 몇 숟가락 떠먹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점심까지 해결 했으니 카페로 갈 시간 열두 시 반이 되었습니다. 식당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져 있는 카페는 제가 좋아하는 수제청으로 만든 음료와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요구르트 음료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라고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가게 앞을 도착해서 인스타 그래머처럼 가게 앞을 사진으로 찍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안에서 직원 같아 보이는 분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에게 말했습니다. 

 

“ 죄송한데 저희 한시 부터 영업합니다.”

 

 순간 안 사람의 얼굴을 바라 봤습니다. 이 모든 수고를 감수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멸치국수를 먹고 자동차를 피해 가며 남편 맞춰주려고 여기까지 온 안사람이었습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저는 안사람을 맞춰주기 위해 노력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저녁을 차리면서도…. 아이들이 잠들 때 가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저는 인스타그래머 나 맛집 블로그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좋아져서 꽤 괜찮은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지만 사람들의 눈을 끌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일단 저처럼 장소 선택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만약 그곳이 가게라면 그곳에 문을 여는 시간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될 것이고 만약 먼 곳이라면 여행 수준의 계획의 필요할 겁니다. 집에서 삼십여분 떨어진 카페를 가는 것도 이렇게 까지 번거로운 문제들에 부딪히는데 만약 제가 사는 지역을 떠나 이런 사진을 찍으러 다녀야 한다면 그 준비는 더 필요할 겁니다. 

 인스타그래머의 삶도 쉽지 않다는 것을 저에게 알려준 ‘CAFE TOUR’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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