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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 사람답게 살기위한 권리

by jisungStory 2019.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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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글쓰기의 최전선

사람답게 살기 위한 권리

 

 저는 업무상 운전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운전을 하면서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을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라디오를 많이 들었는데 최근에는 라디오보다는 팟캐스트 방송을 많이 듣습니다. 찾아 보면 다양한 팟캐스트 들이 많습니다. 많을 뿐 아니라 똑똑해진 스마트폰은 새 이야기가 나오면 재깍재깍 자동으로 다운로드하여 주기 때문에 편리하기까지 합니다. 예전에 팟캐스트는 좀 해적 방송 같았다면 요즘의 팟캐스트는 공영방송에서 다루기 힘든 전문 분야를 보완하고 일부는 대체하는 역할 까지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유명한 정치인 출신 작가님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대타 진행자로 강원국 작가님이 출연하셨습니다. 워낙이 유명한 분이시고 두 분의 친분을 모르는 바도 아니어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장면이었습니다. 강원국 작가님이 두 분의 다른 작가님들을  모셨었는데 그중 한 분이 ‘은유’ 작가님이었습니다.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이름이라 좀 생소했지만 금세 이분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유 작가님은 그 방송을 통해 영업에 성공하셨습니다. 서점에서 저는 ‘글쓰기의 최전선’을 사서 읽었습니다. 

 ‘글쓰기의 최전선’은 은유 작가님이 강사로 글을 가르치셨던 강좌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강좌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유래부터 작명까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어 내고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 ‘글쓰기’라는 활동에 전쟁에서 사용되는 ‘최전선’이라는 용어가 붙음으로써 그 강좌의 성격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느낄 법한 절박함 과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활용해서라도 글을 쓰겠다는 단호함이 엿보이는 작명입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학인’이었습니다.  일단 이 책에는 ‘학인’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평소에 잘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다 보니 이 단어의 정의에 대해 사전을 검색해 봤습니다. 

 

학인
[學人]
* 1.배우는사람
* 2. 학자나 문필가가 아호로 흔히 쓰는 말
다음 사전 참고

 

제가 평소에 쓰는 학생이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였습니다. 배우는 사람이라는 뜻을 굳이 ‘학생’이 아니라 ‘학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생이라고 하면 아직은 어리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이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학교를 다니는 분들도 있지만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이나 어르신들도 계셨기 때문에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분들을 높여 부르기 위해 이런 단어를 사용하신 게 아닌가 합니다. 물론 ‘인’이라는 단어에는 다른 철학적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어 하나의 사용에도 세심한 고려를 하는 은유 작가님은 아마도 글쓰기에 있어서 완벽주의자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이 책의 구성만 보더라도 강의에서 어떻게 학인들에게 글 쓰는 것을 가르치셨는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주제를 명확히 하고 글 쓰는 양을 늘려 감을 통해서 글의 깊이를 더하고 좀 더 작자의 내면을 잘 표현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책의 후반에는 이 강좌를 수강한 학인들의 글이 세편 실려 있는데 그 수준에 감탄했습니다.  시간 없다는 핑계로 대충 써서 블로그에 올렸던 제 모습에 부끄러워 졌습니다.  

 

 글쓰는 일이 작가나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소소의 권력이 아니라 자기의 삶을 돌아보고 사람답게 살려는 사람이 선택하는 최소한의 권리이길 바란다. 
글쓰기의 최전선 p 44

 

 밀도가 높은 책에서 하나의 문장을 골라낸다는 것은 무척 고민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이 책도 그러합니다. 책 전체가 명언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어떤 문장을 골라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엄청난 독서량을 기반으로 한 이런 작가님의 책을 만날 때마다 저의 소소한 독서는 작게만 느껴집니다. 굳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을 고르라면 저는 위 문장을 고르겠습니다. 다른 문장들은 저 문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이자 원칙들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상매체에 그 자리를 내준 듯 하지만 글은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이 익숙해지면서 더 많은 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오고 가는 정보의 양은 이미 예전 종이신문에서 전달하던 정보의 양을 아득히 넘겨 버렸습니다. 그리고  글이라는 형태로 전달되는 정보들 중에 옳고 그름을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최근 팩트체크가 언론인들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은 잘못된 글의 위력을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의 위력을 악용하는 사람들만 보더라도 글의 영향력은 아직 어마 어마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영향력이 글을 쓰려고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줍니다.  그리고 사실 글쓰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읽고 쓰는 일은 매일 하는 것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쓴다는 것은 그냥 말로 옮기는 것과 또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어떻게 써야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는 많은 작가들의 고민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글을 쓰는 기술들이 일부 사람들에게 독점되어 있었지만 최근 은유 작가님 같은 깨어있는 지식인들의 노력으로 많은 부분 대중들에게 소개되었습니다. 덕분에 그 문턱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이런 강좌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은 많고 읽을 시간은 부족합니다. 특히 저 같은 아둔한 사람은 좋은 책을 만나면 몇 번 더 읽어야 이해할 수가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만 커집니다. 생각날 때마다 다시 꺼내어 읽어야 할 책이 늘어 행복하기도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글을 쓸 때마다 한 번 더 읽어 봐야 할 것 같은 ‘글쓰기의 최전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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