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isung's 책읽기/인문학

은밀하게 위대하게

by jisungStory 2013. 6. 13.
반응형

 


 나는 만화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정도가 조금 지나친게 아닌가 할 정도로 만화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뛰어 넘는 환상의 세계를 보여 주는 만화는 갑갑한 현실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해방감을 가져다 주는 탈출구 같은 것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영화도 같은 탈출구 역할을 해주었다. 


 주말에 볼 영화를 찾던 중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라는 영화가 눈에 띄었다. 최근 가장 핫한 스타인 김수현이 주연인것 만해도 눈에 띄는 일일텐데 원작이 내가 좋아 하는 만화라니 그 만화를 보지 않고는 이 영화를 이해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가끔 원작 보다 못한 작품들이 나를 실망시키곤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생각일랑은 집어 치우고 일단 영화화 될정도로 완성도 높은 스토리가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 일까? 


 재밌는 만화는 첫장 부터 마지막장까지 한숨에 읽어내게 된다. 훌륭한 작가들은 만화속에 있는 캐릭터 들에게 실존하는 인물보다 더욱 생생한 감정들을 불어 넣는다. 그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하는 순간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바라 보았지만 가장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들은 우주공간 같은 미지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멋지고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라 옆동네에 살것만 같은 사람들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접했을 때였다. 


 이 이야기에서도 그 발자취를 찾을 수 있는것 같다. 이 한국땅 어디에선가는 살고 있을 것 같은 동구와 우리 민족이 처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인 분단국가라는 사실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우리에게는 공기처럼 당연한 일들이 그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이되어 감동을 주고 그들에게 당연한 삶들이 우리에게는 충격이 되어 돌아와 박힌다. 그 충격들은 쌓여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짧지만 그래서 더 강한 힘이 있는 이야기 이다.


 이렇게 좋은 만화를 만날때 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인쇄 문화속에 갖혀 있던 만화는 인터넷이라는 무제한의 세상으로 풀려 나왔다. 덕분에 더 많은 독자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게 되었지만 만화가들에게 출판세계와 웹툰 세계는 별반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대형자본에 소속되어 빡빡한 일정속에 전쟁과 같은 마감을 매주 치뤄내야 하는 그들의 삶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내가 보기에는 존경받아 마땅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현실은 그들은 예술가로 인정하기 보다는 한단계 낮춰 보는 시선이 팽배해 있다. 최근들어 만화컨텐츠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면서 재평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의 인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컨텐츠에 대한 이해도도 낮아서 만화는 사서 본다가 아니라 공짜로 본다 는 의식이 더욱 팽배해져 있다. 그러한 현실이 한명의 만화광으로서 안타깝기만하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만화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좋은 컨텐츠는 강한힘을 가지고 있다. 그 강한 힘으로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강한 작가들이 세상에 많아 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이야기의 힘으로 더 나은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반응형

'jisung's 책읽기 > 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머가 이긴다.  (0) 2013.07.06
손자병법  (0) 2013.06.27
지금 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0) 2013.05.26
뉴욕 뒷골목 수프가게  (0) 2013.05.22
7년의 밤  (0) 2013.05.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