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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ung's 책읽기/요리책

심영순의 사계절 우리 밥상

by jisungStory 2019.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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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순의 사계절 우리 밥상

 저는 요리 책을 많이 사는 편입니다. 서점에 가서도 마음에드는 요리 책이 있으면 거의 거르지 않고 사는 편인데요 그렇게 사 모은 책들은 대부분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기만 합니다.  뭔가 특별한 요리가 해보고 싶을때나 한번씩 꺼내어서 레시피를 따라서 해보곤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따라만 하는 것이지 제가 요리에 대한 이해가 깊거나 관심이 많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새로운 경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살면서 이런 생각들은 점점 바뀌었습니다.  먹는것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많은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음식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 졌습니다. 아이가 자라 제대로 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맛있게 조리된 요리가 아니면 먹으려고 하지 않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편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아이가 좋아 하는 것만 해 먹일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가지 해주었던 저염식으로 조리되는 유아식에는 점점 흥미를 잃어 가는 아이의 입맛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밥이 었습니다.  전기밥솥에 지은 밥은 아이가 먹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전기 밥솥의 밥은 왜인지 맛이 없는것 같아 얼마전 부터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압력밥솥에 한 밥도 먹으려 하지 않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고민을 안고 서점에 들렀습니다. 언제나 서점은 저에게 지혜의 창고가 되어 주는 곳입니다. 사실 서점에 들른 것은 다른 마케팅 관련 서적을 찾기 위해서 였는데 아내가 뜻밖의 책을 골라서 왔습니다. 그 책이 “ 심영순의 사계절 우리 밥상” 이었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심영순 원장님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의 책이라고 해서 고민 없이 골랐습니다.  불편하더라도 서점에  들르는 이유는 이렇게 우연하게 찾게 되는 책들이 큰 기쁨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2018년에 출간된 책으로 책의 첫머리에는 심영순 원장님의 말씀이 짧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통의 방법을 고수하되 주변의 의견을 수렴하여 요리법을 수정하였다. 그 문장에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고수 하던 방법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익숙하기도 하지만 오랜시간 동안 검증된 자신만의 방법을 바꾸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특히 장인에 가까운 분들은 자신만이 가진 노하우들을 더욱 고집하려는 성향이 있으십니다. 물론 그 고집이 그 분들을 장인의 반열로 올려 준 것이기에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만의 방법들을 현대의 방법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열린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첫 요리는 ‘밥’입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기본이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밥' 입니다. 하지만 제일 경시 되는 요리도 이 ‘밥’입니다. 너무 당연하게 여겨서 만드는데 공을 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안사람의 상태가 좋지 않아 최근에는 제가 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출근전 퇴근 후에 밥을 급하게 해서 먹어야 하다 보니 제대로 불리지 않고 대충 씻은 다음에 압력솥에 올려 금방 익혀 먹는것이 저희 가족의 밥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밥을 짓는 것은 그렇게 간단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쌀을 불리는 것 부터가 달랐습니다. 물로 씻어 채반에 받혀 물을 제거 하는 고 쌀을 불리는 시간을 갖는 것은 기본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잘 지키지 않는 원칙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집 아이들을 콩을 싫어 한다고 사는데 저희 딸을 콩을 집어 먹는 것을 좋아해서 콩과 현미가 들어간 밥을 주로 지어서 먹이고 있었는데 이 콩을 불리는 것은 더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4시간에서 6시간을 불려야 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6시간...  그동안 제가 얼마나 밥을 대충 지어 먹였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심영순 원장님의 방법대로 밥을 지어 보기로 했습니다. 

<서리태를 6시간 불리면 검은 물이 우러납니다>


<현미도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처음 보다 많이 커져 있습니다>


<쌀도 한시간을 불리고 나니 하얗게 변했습니다>


 아침에 남은 밥을 먹고 저녁에 밥을 하기 위해 콩을 물에 불려놓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콩이 불어서 붉은 물이 우러났습니다. 콩이 부어 놓은 물을 모두 흡수해 버려서 물을 추가로 더 붓기 까지 했습니다. 현미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6시간 정도 지나자 콩은 원래 크기 보다 1.5배 정도 커지고 현미도 물에 불어 쌀알 만큼이나 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쌀도 한시간 정도 불려서 밥을 지었습니다. 압력솥에는 불리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한번 제대로 불려서 먹어 보았습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밥을 평소에 잘 먹지 않던 아이가 한그릇을 깨끗이 다 비웠습니다. 최근 입맛에 안맞다며 밥맛에 불평하던 아내도 밥이 맛있다며 칭찬했습니다. 모두 다 알고 있는 평범한 지식을 실천하는 것 만으로도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밥상에서 밥에 가장 신경을 만이 써야 한다는 너무나 기본적인 것들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기본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밥한그릇을 만드는데 하루가 걸렸습니다>


 올 한해는 이 책의 요리들을 하나 하나 따라 하면서 집안의 밥상을 풍요롭게 꾸며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요리사가 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가족의 모습이 꽤나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요리법을 책으로 공개해 주신 심영순 원장님께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좋은 활동 이어 가 주셨으면 합니다. 


 요리의 기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 ‘심영순의 사계절 밥상’이었습니다. 


2018/12/01 - [하루 책읽기/하루 실용서] -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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