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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작고 크다.

by jisungStory 2018.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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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드 폴,  모든 삶은 작고 크다.

 


 예전 부터 알고 있떤 음악가 이지만 잔잔한 음악을 만드는 그가 나의 취행에는 잘 맞지 않았다. 그리고 유명 대학에서 박사까지 한 그의 어마무시한 학벌도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취향이라기 보다는 시셈이 났었나 보다. 그렇게 안좋은 첫인상을 남기고 시간이 흘렀다. 학생이었던 나는 군인이 되고 백수가 되고 직장인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루시드 폴은 유명대학 박사에서 음악가에서 농부가 되었다. 

 어느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그의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저 음악을 만들고 살고 있으려니 막연히 생각하고 관심도 없는 그 였는데 그는 자신이 전공한 지식을 뒤로 하고 제주에서 귤농사를 짓고 있다 했다. 그 틈틈이 음악을 만들고 글을 써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했다. 더욱더 시셈이 났다. 그 시셈을 뒤로 하고 그의 앨범을 사 보았다. 음반을 사 보는건 군 생활을 할때 소녀시대의 앨범을 산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 었다. 

 시디 한장 값 치고는 가격이 비싸다 생각 했는데 도착한 택배를 들어 보니 꽤 묵직하다. 뜯어 보니 제대로된 책이 한권 들어 있었다. 음반에 글을 덧붙인 정도가 아니라 에세이 집에 시디가 부록으로 따라 왔다고 해야 할 정도 였다. 그의 앨범을 받아 들고 나서야 비싸다 불평했던 마음과 그 동안의 시셈이 조금 가라 앉았다.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들으며 그의 글을 조금씩 읽어 나갔다. 한번에 다 읽는 것이 아까워 하루에 한 편씩 읽었다. 그의 글에서는 제주 냄새가 나는 듯 했다. 농부의 하루가 얼마나 부지런지런 하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지 그의 글과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조용한 가운데 잔잔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음악 처럼 글도 요란하지 않으면서 그의 생각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작은 생명들을 대하는 모습과 귤나무들을 대하는 모습을 옅보면서 잠시나마 행복 할 수 있었다. 

 현실이라는 어마무시한 벽에 매일 부딛혀 부서지는 나의 삶에서 다른 삶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의 책과 음악은 편안함을 선물하지만 그 뒤에 두려움도 함께 몰고 온다. 내가 원했던 삶이라고 생각했던 이 회사생활이 결국 나를 파괴 하는 방향으로 나를 몰고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때 그의 글은 나에게 다른 삶을 살 수 도 있다는 희망을 선물 해준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갖고 살 수는 없으니까 지금의 내 모습을 포기하고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을 살아가는 것 보다 더 큰 결심이 필요 하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걱정도 그 결심에는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복잡한 마음들이 뒤섞여 나는 그의 글이 감사하면서도 불편하게 다가 왔다. 

 지금 보다 더 어린 시절 별 생각 없이 책을 읽을 때는 책에 대해 거리낌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책을 읽어 더 넓은 세상과 생각들을 알 수록 현실의 벽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책을 읽울 수록 지금껏 살아온 삶과 앞으로 살고 싶은 삶 사이에서 투쟁이 시작된다. 그래서 책을 읽기가 더욱 신중해 지는것 같다. 삶에서 어떤 책을 읽느냐 하는 것이 삶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다음 책을 고르는 것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책을 읽는 권수가 점점 줄어 드는 것 같다. 

 제주에서 그의 삶이 무척이나 부럽다. 

 지금껏 제주를 사랑했지만 선명한 가을 만큼 더 사랑하게 해주는 루시드 폴의 음악과 글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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